베데스다 연못

최고관리자 0 220 02.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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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윌리엄 호가스의 “베데스다 연못의 그리스도”(Christ at the Pool of Bethe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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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예루살렘의 초막절 광경

 

그림 중앙에는 예수께서 태어나면서부터 38년 동안 병을 앓던 환자에게 "일어서라,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걸어라"라고 말하고 있다. 두 사람 주변에는 연못으로 들어가려 준비하는 많은 환자들이 그려져 있다. 호가스는 이들을 병원의 환자를 보고 묘사했다. 또한 그림 한쪽에는 연못에 빨리 들어가려고 뇌물을 주는 부자의 행동까지 넣었다. 호가스는 그림을 통해서 환자들에 대한 자비의 필요성, 당시 사회의 부패성과 어두운 단면들을 그대로 묘사하려고 노력하였다.

호가스는 본문을 통해서 병자에 대한 관심에 주목했지만 성경의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치유사건 그 이상이다. 저자 요한은 38년이나 지속된 오랜 병으로 고통 받던 한 남성과 예수님의 만남을 그리고 있는데 우리가 이제껏 살펴본 만남과는 사뭇 다르다. 병자가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열망도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그를 치유하시며, 나음을 받은 후에도 예수님께 대한 감사나 감격이 없다. 과연 이 무덤덤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유대인들에게는 여러 절기들이 있다.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3대 절기 이외에도 부림절, 수전절, 대속죄일과 같은 절기들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명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해야 하는 명절은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이 대표적이다. 모든 명절 때마다 예루살렘을 방문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텅빈 마을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서로 순차적으로 바꿔가며 예루살렘에 방문을 했을 것이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명절이 되어 예루살렘을 방문하셨다는 것은 바로 이 3대명절 중 한 때에 방문하셨음을 뜻한다(1절). 저자는 오늘 본문의 명절이 어떤 명절인지 정확하게 기록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3절에 보면 "물의 움직임을 기다리니"라는 언급을 통해 이때가 베데스다 못가에 물이 오기를 고대하는 시점이며 이는 '초막절'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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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초막절을 기념하는 임시천막

초막절은 9~10월 사이에 치러지는 절기인데 건기철이 끝날 무렵인 가을에 한주간 동안 지켜졌다. 그래서 초막절은 광야의 생활을 기념하는 동시에 건기철이 끝나고 우기철이 시작되기를 바라는 명절이었다. 성전에서는 매일 성대한 제사가 치러졌고 절기 동안에는 매일마다 이른 비를 구하는 기도가 행해졌다. 제사장들은 매일 기혼샘에서 물을 길어서 제단에 붓는 행사를 거행하였다. 제사장이 금그릇에 기혼샘물을 가득 채울 때에 찬양대는 이사야 12장 3절을 합창했다.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사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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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기혼샘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3대 명절은 모두 출애굽과 관련되어 있다. 유월절은 애굽에 탈출할 때를 기념하고, 칠칠절은 시내산에서 율법과 십계명을 받은 것을 기념하며, 초막절은 38년의 광야생활(신 2:14)동안 방랑하던 유목생활을 기억하는 절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오랫동안 병으로 고통 받던 병자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38년이라는 구체적인 기간을 지적하며 이 환자를 통해 출애굽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들과 연관 짓는다. 이런 사실을 미루어보았을 때 본문의 명절은 초막절도 보는 것이 합당하다.

명절 때의 예루살렘은 무척이나 분주하다. 거리는 수많은 상인들과 순례객들로 넘치고 모든 숙박시설은 이미 예약이 된 상태였다. 사람들은 성벽을 따라 장막을 치면서 일주일간의 명절을 보냈다. 어느 곳을 가든 수많은 인파들로 넘쳐났다. 명절을 보내려 예루살렘에 오신 예수님은 그런 인파들을 헤집고 어디론가 가고 계셨다. 도착하신 곳은 예루살렘의 북동쪽에 있는 '양문'(sheep gate)이라는 곳에서 가까운 베데스다라는 못이었다. ‘베데스다’라는 말은 아람어 ‘베티스다’라는 말의 음역으로 '자비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라고도 표기하였다. 오늘날 이 못은 다섯 개의 행각과 함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옆에는 성 안네 교회가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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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베데스다 연못의 유적

(사진에 보이는 베데스다 유적은 땅속에 있지만 이것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예루살렘의 지면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고대 당시에는 이런 치유의 장소들이 로마제국 전역에 많이 있었다. 아마도 베데스다도 온천과 같은 곳으로서 사람에게 이로운 광물질이 풍부하게 포함된 물이 있었을 것이다(2세기 순례자들의 사료에 의하면 베데스다의 샘이 움직일 때는 못이 붉은 색으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그런 물에 목욕을 함으로 인해서 일부 환자들의 건강이 호전되었고 소문이 퍼져 많은 병자들이 찾아오는 장소가 되었다. 우리가 어느 특정장소에 가서 조각상의 코를 만지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것처럼 사람들이 자주 찾는 장소가 되면서 그 속에 미신적인 요소들도 첨가되기 시작하는데 유대인들은 그런 치유현상을 천사의 활동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긴 가뭄 끝에 비가 오기 시작하면 지하의 수로를 따라 간헐천의 물이 연못으로 유입되었다. 예루살렘 사람들은 이때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천사가 내려와서 물을 동한다고 생각하였고(3절)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바로 고침을 받는다는 미신이 사람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다(4절). 그리고 38년동안 병으로 신음하던 한 남자가 그런 미신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걸면서 그 못 가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도 쇠약해져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물이 유입될 때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그곳에 들어갈 수 있건만 오히려 주변에는 서로 들어가려는 사람만 있을 뿐이지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7절). 그렇게 하루 하루 낙담하며 지내고 있을 때 한 30대 남성 바로 예수님이 그 앞에 나타났다. 병자는 예수님을 전혀 만난 적도 본적도 없었다. 예수님은 병자를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몸을 가눌 수 없어 땅바닥에 누워있는 그를 보시면서 예수님은 그의 병이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셨던 것처럼 그를 치유해주기 원하셨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6절)

병자의 가장 큰 소망이었겠지만 느닷없는 물음에 그는 매우 당황했을 것이다. 예수님의 물음에 베데스다의 병자는 어떻게 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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